1. 영화줄거리
포스트 모템 (Post Mortem, 2020)
출연: 빅토르 클렘, 프루지너 허이스, 주디트 쉘, 졸트 앙게르
감독: 페테르 베르겐디
1918년 1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토마시(빅토르 클렘)는 폭발사고로 인해 시체들과 함께 시체무덤으로 버려집니다. 아직 숨이 붙어 있던 토마시는 한 아이의 영혼과 늙은 노인의 도움으로 시체더미에서 가까스로 살아나오게 됩니다. 이후 그는 자신을 발견해준 늙은 노인과 함께 지내며, 죽은자의 마지막을 찍는 영정사진사가 됩니다.
어느날 그는 자신을 구해주었던 아이의 영혼과 묘하게 닮은 소녀 '아나(프루지너 허이스)'를 만나게 됩니다. 아나의 마을은 전쟁과 독감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마을사람들은 사후사진에 관심을 보이며 토마시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결국 출장을 가게된 토마시는 땅에 묻지 못한 시체들의 사진을 찍으며 마을에 머물게 됩니다.
토마시는 마을에 머물면서 이상한 현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밤에 집에서 누가 걸어다니는듯한 이상한 소리에 잠을 깨고, 작업실에서 물건들이 마음대로 움직이며, 자려고 누운 침대에서 갑자기 몸이 붕뜨는 등 예사롭지 않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게다가 시체들을 찍은 사진 곳곳에 검은 형상들이 같이 찍혀있는것을 발견합니다.
마을의 기괴한 현상을 해결해야겠다고 마음먹은 토마시와 아나는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마을 헛간에 죽은 주민들의 시체들을 미끼로 유령을 끌어들이려는 작전을 세우고 사진기와 축음기까지 동원하여 대기하고 있던 토마시와 아나는 드디어 유령을 마주하게 됩니다. 유령과 함께 사후세계로 끌려간 토마시는 또다시 아이의 영혼을 만나 기적적으로 살아나게 됩니다.
모든 상황이 수습되고 토마스와 아나는 새로운 유령을 퇴마하러 다른 마을로 떠나면서 영화는 마무리가 됩니다.
2. 감상평
호주영화 "포스트 모템 메리"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어서, 주저없이 이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동유럽 특유의 차갑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와 죽은 사람을 촬영한다는 설정은 죽음의 경계를 오고가며 일어나는 영화의 스토리들을 더 탄탄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영정사진사라는 다소 생소한 직업에 대한 설정은 영화가 앞으로 어떤 내용을 그려낼 것인지에 어느 정도는 짐작이 가능하게 해줍니다. 특히 사진사라는 설정과 함께 영화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시체들의 분장과 연기는 상당히 눈여겨 볼만한 부분입니다. 요즘같이 CG가 많은 시대에 보기드문 고전적인 연출입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목이 자신의 몸안으로 들어가서 죽은 남성, 유령에게 끌려가 두 눈이 파이고 급속한 노화로 늙어버리게된 소년, 기이하게 굴뚝안으로 빨려들어가 화상을 입어 한쪽얼굴이 다 녹아내린 나이든 여성 등 다채로운 시체들이 등장하여 특유의 공포감을 성공적으로 선사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대부분 호러 연출을 폴터가이스트 현상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땅에서 공중부양을 한다던가, 벽에 붙어서 회전을 한다던가, 바닥에 눕거나 앉은채로 누군가에게 끌려간다던가, 물건들이나 물체들이 갑자기 움직이는 등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혀 지겹거나 식상하지 않게 보입니다. 이런한 고전적인 연출 요소는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나 영화의 분위기와 굉장히 잘 어우러지기 때문에 오히려 가장 큰 매력 포인트로 다가옵니다.
다만 영화에서 중요한 요소인 유령의 존재에 대한 설명이 모호한게 아쉽습니다. 유령이 어떤한 원한으로 이 마을에 떠돌게 된건지, 마을사람이 아닌 이방인인 주인공이 왜 유령을 퇴마해야만 했는지, 에 대한 명쾌한 설명도 없이 유령을 사후세계로 보내야한다는 토마시의 판단은 좀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추위때문에 매장되지 못한 혼령들이 마을사람들에 빙의되어 사람들을 괴롭히려 했다는 개인적인 상상.
이렇게 무너져버린 결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스토리텔링이나 연출, 분위기 모두 신선한 흥미를 유발하는데 꽤 성공적입니다.
피 한방울 등장하지 않고 분위기만으로 서서히 스며드는 음산한 공포가 매력적이였다면, 앞에 언급한 "포스트 모템 메리(2017)"도 함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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